기억의 상태에 따른 생체 내 시냅스 변화 규명

생명과학부 강봉균 교수 연구팀

- 공포 기억의 저장 및 소거 메커니즘 -

[연구필요성]

엔그램 세포의 시냅스는 물리적으로 기억을 저장하며, 이는 엔그램 세포 사이의 시냅스 네트워크가 기억의 형성, 유지 및 소멸을 매개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실제로 해마 내의 CA3 엔그램 세포와 CA1 엔그램 세포 사이의 강화된 시냅스의 연결이 시냅스를 GFP 계열 형광으로 가시화하는 "dual-eGRASP"를 사용하여 관찰되었다.

그러나, 기술적 한계로 인해 지금까지 연구들은 서로 다른 개체에서 한정된 기억상태만을 관찰할 수 있었다. dual-eGRASP의 형광 신호는 마우스를 희생 시킨 후 얻는 뇌 절편에서 관찰되었기 때문에 동일한 개체 내에서 여러 시점을 관찰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러한 실험 방식은 생체 내에서 다양한 ​​기억 상태에 따른 시냅스들의 변화에 대한 연구에 한계로 작용했다. 이와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4가지 형광의 생체 내 이광자 이미징과 dual-eGRASP 시스템을 함께 활용하였다.

[연구성과/기대효과]

최초로 이광자 현미경과 dual-eGRASP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우리는 다양한 시점에서의 시냅스 관찰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다.

기억의 형성 및 소거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해마의 CA3와 CA1 엔그램 간 시냅스들이 공포 기억의 핵심적인 저장소일 것으로 주장하였다.

이번 연구는 해마에서 형성되는 공포 기억에 한하여 진행되었지만, 이 연구에 적용된 기술을 더욱 활용한다면 감각 피질, 운동 피질 등 다양한 뇌 영역에서 생체 내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바이러스를 이용해 마우스의 해마에 dual-eGRASP 시스템을 발현시킨 후, 1주일 뒤hippocampal cannula window를 삽입하여 이광자 현미경으로 마우스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여러 차례 관찰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기존 연구에서도 해마의 시냅스를 dual-eGRASP를 이용해 관찰한 바가 있으나, 공초점 현미경으로 뇌 절편을 확인했기 때문에 기억이 형성된 이후에만 관찰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기존 연구와는 달리 이광자 현미경을 접목시켜, 동일한 개체의 해마에서 동일한 수상돌기와 시냅스를 다양한 시점에 추적해 비교할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러한 기술적 이점을 통해 기억이 형성되거나 소거되는 과정에서 실제로 해마의 엔그램 시냅스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광자 이미징을 통해 기억 형성 이전과 비교 분석을 진행한 결과, 해마의 CA3, CA1 엔그램 시냅스 특이적으로 약 20%가 공포 기억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새롭게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공포 기억의 소거를 유도하였을 때, 이러한 엔그램 시냅스의 약 10%가 사라지는 상관관계가 특이적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하여, 수상돌기 상에서 나타나는 시냅스들의 분포를 관찰하였다. 흥미롭게도, 기존에 존재하던 시냅스들 근처에 새로운 엔그램 시냅스들이 형성되면서, 기억 형성 이후 엔그램 시냅스들은 약 5μm의 평균 간격을 가지는 군집으로 존재하였다.

[연구결과]

Hippocampal engram networks for fear memory recruit new synapses and modify pre-existing synapses in vivo.


Chaery Lee*, Byung Hun Lee*, Hyunsu Jung*, Chiwoo Lee, Yongmin Sung, Hyopil Kim, Jooyoung Kim, Jae Youn Shim, Ji-il Kim, Dong il Choi, Hye Yoon Park, and Bong-Kiun Kaang

(Current Biology, published)

엔그램 세포의 시냅스는 물리적으로 기억을 저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시냅스들이 형성하는 네트워크는 기억의 형성, 유지 및 소멸을 매개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기억과 관련된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생체 내 시냅스들의 역할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본 연구팀은 이광자 이미징 (two-photon imaging)과 자체 개발한 dual-eGRASP** 기술을 이용하여 공포 기억이 형성 및 소거되는 원리를 생체 내 시냅스* 단위에서 규명하였다. 해마 (Hippocampus)의 엔그램(engram) 세포들이 기억의 저장에 관여한다는 단서는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생체 내에서 어떠한 시냅스(synapse)가 어떠한 변화 과정을 거쳐서 메커니즘에 기여하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강봉균 교수 연구팀과 박혜윤 교수 연구팀은 해마에 의해 매개되는 공포 기억이 형성되거나 소거되는 과정에서 엔그램 세포들 사이에 형성되는 시냅스가 특이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기억의 형성됨에 따라 엔그램 시냅스는 약 20% 새롭게 형성되었으며, 반대로 기억의 소거는 엔그램 시냅스의 소거와 연관되었다. 또한, 기존에 존재하던 시냅스와 가까운 위치에 새로운 엔그램 시냅스가 형성되어 엔그램 시냅스들 간의 군집(cluster)가 유도됨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군집은 인지 능력 및 학습에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기억의 저장 및 소거 원리가 시냅스 단위에서부터 존재하며, 더 나아가 시냅스의 공간적인 배치와 기억 저장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용어설명]

dual-eGRASP
  • 서로 다른 신경 세포로부터 온 연결 시냅스를 청록색과 노란색으로 구분하여 표지할 수 있는 기술. 이 기술을 이용하여 기억저장 세포와 기억저장에 관여하지 않는 세포 사이의 연결을 4가지 조합으로 구분할 수 있다.
hippocampal cannula window
  • 이광자 현미경으로 관찰할 해마에 삽입하는 직경 2.5μm짜리 삽입관.
엔그램
  • 기억이 형성되는 당시에 동시다발적으로 활성화되는 기억 저장 신경 세포들.

[그림설명]

그림1) 이광자 현미경을 통한 해마 시냅스의 관찰 및 표지

그림1) 이광자 현미경을 통한 해마 시냅스의 관찰 및 표지

880nm와 960nm의 흥분 파장대를 이용해 네 가지 종류의 시냅스를 시각화하여 기억의 상태에 따른 다양한 시점에서 변화를 분석하였다. 기억의 형성 또는 소거에 따른 시냅스 변화를 관찰하였으며, 기존에 존재하였는지 그 여부에 따라 시냅스를 분류하여 분석할 수 있었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서울대학교 강봉균 교수, 서울대학교 박혜윤 교수

그림2) 공포 기억 형성으로 인해 새롭게 형성된 엔그램 세포 간 시냅스

그림2) 공포 기억 형성으로 인해 새롭게 형성된 엔그램 세포 간 시냅스

기억이 형성됨에 따라 해마의 CA3와 CA1 엔그램 세포들 사이의 시냅스가 약 20% 새롭게 형성되었다. 하늘색과 노란색 형광이 모두 표지된 시냅스들 중 기억이 형성되기 이전과 비교했을 때 새롭게 형성된 신호는 화살표로 표시하였다. 하늘색 형광은 무작위적인 흥분성 시냅스를, 노란색 형광은 엔그램 시냅스를 의미한다. 이러한 경향성은 엔그램이 아닌 세포들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서울대학교 강봉균 교수

그림3) 공포 기억의 소거로 인해 사라진 엔그램 세포 간 시냅스

그림3) 공포 기억의 소거로 인해 사라진 엔그램 세포 간 시냅스

공포 기억의 소거를 유도함에 따라, 이전과 비교했을 때 하늘색과 노란색 형광 두가지가 모두 사라진 엔그램 세포 간 시냅스를 화살표로 표시하였다. 하늘색 형광은 무작위적인 흥분성 시냅스를, 노란색 형광은 엔그램 시냅스를 의미한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서울대학교 강봉균 교수

20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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