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병의 숨겨진 비밀: 인독실 황산염, 면역을 '훈련'시키다

의과대학 이원우 교수 연구팀

- 요독 물질에 의한 선천면역세포의 새로운 염증 발생 기전 -

[연구필요성]

최근 만성 신장병(chronic kidney disease, CKD)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 보고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은 8~16%, 약 8.5억 명이 본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특히 말기 신장병(end-stage renal disease, ESRD)의 경우 이식 외에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고 혈액투석을 통한 지속적인 관리가 유일한 현실적 치료법이다. 말기 신장병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은 심혈관 질환과 감염이며 만성 염증반응이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면역기능 장애에 관한 기전 연구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만성 신장병에서 체내 축적되는 요독 물질, 특히 인독실 황산염에 의한 선천면역세포 염증반응의 새로운 기전을 제시하였다.

[연구성과/기대효과]

인독실 황산염은 만성 신장병-면역반응 장애-심혈관 질환 간의 연결 고리로 알려진 대표적 요독 물질이지만 작동 기전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본 연구에서는 인독실 황산염이 단핵구/대식세포에서 염증반응과 관련된 훈련면역(trained immunity)을 유도할 수 있음을 최초로 보고하였다. 훈련면역 유도 기전으로 기존에 알려진 대사변이-후성유전학 리프로그래밍 변화뿐 아니라, aryl hydrocarbon receptor를 경유한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 경로 조절 기전을 새롭게 밝혀 인독실 황산염의 새로운 염증유도 기전을 제안하였다. 이는 심혈관질환 병인 기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동시에 새로운 치료적 타깃으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본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원우 교수(미생물학교실/의과학과) 연구팀은 만성 신장병 환자에서 증가하는 대표적 요독 물질인 인독실 황산염이 선천면역 세포에서 훈련면역을 유도하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하였다. 본 연구는 만성 신장병 환자의 선천면역 세포의 기능장애 유발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고 새로운 치료 타깃으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최근 만성 신장병(CKD) 환자 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8.5억 명(8~16% 유병률)이 고통받고 있다. 특히 말기 신장병으로 진행하면 이식 외에는 근본적 치료법이 없고 혈액투석을 통한 지속적인 관리가 유일한 현실적 치료법이다. 말기 신장병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은 심혈관질환과 감염인데 만성 염증반응이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면역기능 장애에 관한 기전 연구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신장 기능장애는 요독증 독소를 혈액 내 축적하여 다양한 조직 손상 및 면역기능 이상을 유발한다. 특히 인독실 황산염은 만성 신장병, 면역반응 장애 및 심혈관 질환 간의 연관성을 보이는 대표적 요독 물질이지만 그 작동 기전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면역학적 기억(immunological memory)은 적응면역계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로 주로 T세포와 B세포에서 형성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선천면역 세포에도 일정 기간 이상의 자극이 가해졌을 때,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 자극에 대한 효과를‘기억'하는 현상이 존재함을 보고하였고 이를 훈련면역(trained immunity)이라 정의하였다.

훈련면역은 적응면역계가 존재하지 않는 식물, 무척추동물에서도 관찰되며 외부의 공격에서 생명체를 보호하는 기본적 방어기전으로 생각되며, 적응면역계를 획득한 척추동물에서도 그 기능이 일부 보존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클론선택 및 확장으로 구축되는 적응면역 세포의 면역학적 기억과는 달리 훈련면역은 자극 후에 의해 발생하는 대사 리프로그래밍과 후성유전학적 변이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된다.

훈련면역을 주로 미생물 유래의 특정 자극으로 유도된 후 이후 발생하는 다양한 미생물 공격에 대한 방어 기능을 수행하므로 숙주에게 유리한 방어기전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최근 산화된 LDL-콜레스테롤이나 요산과 같은 내재적 염증 유발 물질에 의해 유도되는 경우는 만성 염증반응으로 이어져 숙주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내재적 염증 유발 물질이 비만, 대사증후군이나 고령자에게서 증가하기 때문에 최근 주목받고 있다.

본 연구팀은 말기 신장병에서 체내에 축적되는 인독실 황산염이 인간 단핵구에 훈련면역을 유도하였고, 이는 aryl hydrocarbon receptor (AhR) 의존적인 아라키돈산(archidonic acid) 경로에 의해 조절됨으로 규명해 새로운 염증반응 유발 기전 및 치료 타깃으로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인간 단핵구를 인독실 황산염에 노출하고 휴지기를 거친 후 LPS로 자극하면 염증 사이토카인 분비가 증가하는 전형적인 훈련면역의 특성이 관찰되었다. 실시간 대사 변화 측정과 ChIP-sequencing으로 훈련면역을 유도하는 주요 기전인, 대사변이 및 후성유전학적 리프로그래밍을 확인하였다. 이후 RNA-sequencing 분석을 통해 아라키돈산 경로에 관여하는 ALOX5와 ALOX5AP이 선별되었고, 이는 aryl hydrocarbon receptor (AhR)에 의존적임을 밝혔다.

말기 신장병(ESRD) 환자의 단핵구와 대식세포에서 높은 ALOX5 발현이 관찰되었고, LPS 자극에 대하여 염증 사이토카인 TNF-α와 IL-6 분비가 정상 대조군 대비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더불어, 인독실 황산염을 투여한 마우스에서 LPS를 주입하면 혈청 내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양이 증가함을 확인하여 훈련면역을 유도하는 자극으로서 인독실 황산염의 역할을 증명하였다. 이는 말기 신장병 환자에서 나타나는 염증반응 이상을 제어할 수 있는 전략개발에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창의도전 연구기반 지원사업,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글로벌 기초연구실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국제학술지‘eLife’에 게재되었다.

[연구결과]

Uremic toxin indoxyl sulfate induces trained immunity via the AhR- dependent arachidonic acid pathway in end-stage renal disease (ESRD)


Hee Young Kim, Yeon Jun Kang, Dong Hyun Kim, Jiyeon Jang, Su Jeong Lee, Gwanghun Kim, Hee Byung Koh, Ye Eun Ko, Hyun Mu Shin, Hajeong Lee, Tae-Hyun Yoo, Won-Woo Lee

(Elife. 2024 Jul 9:12:RP87316., https://doi.org/10.7554/eLife.87316)

훈련면역(trained immunity)은 선천 면역세포가 외부 및 내부 자극에 반응 후, 일차 자극과 다른 이차 자극을 받았을 때 더 강력하고 효과적인 반응을 보이는 선천면역계의 기억 기전이다. 만성 신장병에서 대표적 요독 물질인 인독실 황산염이 만성염증 유발의 주요 요인임에도 훈련면역과의 관련성은 아직 보고된 바 없었다. 본 연구에서는 인독실 황산염이 인간 단핵구에서 대사 및 후성유전학 리프로그래밍을 통해 훈련면역을 유도하며 이차 자극에 의해 염증 사이토카인 분비가 증가함을 관찰하였다. Aryl hydrocarbon receptor(AhR)에 의존적으로 아라키돈산 (arachidonic acid, AA) 경로에 관여하는 arachidonate 5-lipoxygenase (ALOX5)와 ALOX5 activating protein (ALOX5AP) 등의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였고 AhR antagonist와 ALOX5 저해제 처리시 훈련면역 유도가 억제됨을 확인하였다. 말기 신장병(ESRD) 환자 단핵구의 ALOX5 발현이 높고, 6일간의 휴지기 후 이차자극을 가했을 때 TNF-α와 IL-6 분비가 건강대조군에 비하여 증가하였다. 더욱이 정상대조군 단핵구에 말기 신장병 환자의 혈청을 처리하면 인독실 황산염으로 유도하였던 훈련면역 반응과 유사한 특성이 관찰되었다. 인독실 황산염을 투여한 마우스에서 LPS 주입 시 혈청 내 TNF-α이 대조군에 비하여 증가하였고,

비장골수성세포를 분리하여 in vitro 에서 LPS로 자극한 때도 염증 사이토카인 증가를 관찰하였다. 본 연구는 만성 신장병 환자의 선천면역 세포의 기능장애 유발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고 새로운 치료 타깃으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용어설명]
  • 훈련면역(trained immunity): 선천면역 세포가 이전에 접촉한 외부 자극과 다른 외부 병원체에 대해 더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현상
  • 인독실 황산염(indoxyl sulfate): 단백질 결합 요독증 독소 중 하나로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장내 세균에 의해 인독실로 대사되고, 이후 간에서 황산화되어 인독실 황산염으로 변환됨. 인독실 황산염은 신장에서 주로 배설되야 하지만, 만성 신장병 환자에서는 체내에 축적됨
  • 후성유전학 리프로그래밍(epigenetic reprograming): 유전자 자체의 서열 변화 없이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후성유전학 기전을 통해 세포의 기능적 상태를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유전자 발현 조절에 관련된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활용하여 세포의 특성과 기능을 재설정하거나 변형함을 말함.
  • 대사 리프로그래밍 (metabolic reprograming): 세포의 대사경로와 기능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하며, 세포가 생존 및 성장을 위한 에너지나 대사체를 얻기 위해 다양한 대사경로를 활성화하게 된다. 이러한 대사 조절을 통해 세포의 기능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개념임.

[그림설명]

인간 단핵구에서 요독물질인 인독실 황산염(IS)에 의한 훈련면역 유도 기전

인간 단핵구에서 요독물질인 인독실 황산염(IS)에 의한 훈련면역 유도 기전

요독물질 인독실 황산염(indoxyl sulfate)에 의한 훈련면역은 대사 변이 및 후성유전학 리프로그래밍으로 유도됨을 실시간 대사 변화 측정 및 ChIP-seq 분석으로 확인하였고 2DG와 MTA와 같은 저해제를 활용하여 증명하였음. 또한 인독실 황산염은 AhR 의존적인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 경로를 활성화하여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유발됨을 AhR antagonist인 GNF351와 ALOX5 저해제인 zileuton을 활용하여 확인함.

2024.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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