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잎을 닮은 ‘인공잎’으로 빛 기반 생체전자 인터페이스 구현
-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초박막 인공잎 개발…신경·심장 자극부터 인간-기계 인터페이스까지 응용 가능성 제시 -
[연구필요성]
신경과 심장 같은 우리 몸의 조직은 미세한 전기 신호를 이용해 정보를 전달한다. 이 전기 신호를 빛으로 조절하고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은 차세대 의료기기, 뇌-기계 인터페이스,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술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전극 기반 장치는 몸에 직접 연결된 전선이 필요해 사용에 제약이 있으며, 기존 광전자 소자는 두께를 얇고 유연하게 만들 경우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물이 햇빛을 활용하는 방식에서 영감을 얻었다. 식물의 잎은 빛을 흡수해 전기화학적 신호로 바꾸고 이를 주변 조직으로 전달한다. 자연계의 이러한 에너지 변환 원리를 모방해, 빛을 이용해 생체 신호를 생성하고 전달하며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생체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에 나섰다. 핵심은 금속 나노구조가 빛을 매우 작은 영역에 집중시키는 특성이다. 이를 활용하면 매우 얇고 유연한 소자에서도 강한 반응을 얻을 수 있으며, 원하는 위치의 생체 조직만 선택적으로 자극하거나 신호를 측정할 수 있다. 나아가 별도의 전선 없이도 작동하는 초소형 생체전자 장치와 차세대 의료기기 구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성과/기대효과]
박홍규 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Bozhi Tian 교수와 Sarah B. King 교수 연구팀(미국 시카고대학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식물 잎의 빛 기반 신호전달 원리를 모사한 나노플라즈모닉 인공잎 소자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열처리 과정에서 스스로 형성되는 금(Au)-이산화티타늄(TiO2) 나노구조를 이용해, 100 nm 이하의 매우 얇은 두께에서도 강한 광전류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기존 반도체 광전극과 달리 넓은 빛의 세기 범위에서 안정적이고 선형적인 응답을 구현해, 빛의 세기를 보다 정확하게 전기 신호로 변환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개발된 인공잎 소자는 빛만으로 쥐의 좌골신경과 심장 조직을 자극할 수 있었으며, 별도의 전선이나 복잡한 전극 연결 없이 생체 조직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소자 표면의 패턴을 조절해 광전류의 위치와 방향을 자유롭게 제어함으로써 원하는 부위만 선택적으로 자극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더 나아가 연구진은 단 네 개의 전극만으로 빛이 비추어진 위치를 구별할 수 있는 새로운 광 감지 기술을 구현했다. 이를 이용해 별도의 픽셀 배열 없이도 광 패턴 인식과 손글씨 추적에 성공했으며, 인공지능 기반 광정보 처리 기술로의 활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식물 잎의 광에너지 변환 원리를 나노구조로 구현해 빛과 생체조직을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형태의 무배선 생체전자 플랫폼을 제시한 성과로 평가된다. 향후 빛을 이용한 신경·심장 조절 기술, 차세대 이식형 및 웨어러블 의료기기,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인공지능 센서 및 뉴로모픽 컴퓨팅 기술 개발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 결과는 2026년 6월 세계적인 학술지인 Nature Photonics에 게재되었다.
[본문]
□ 연구의 필요성
신경과 심장 등 생체조직의 전기 신호를 빛으로 정밀하게 조절하고 측정하는 기술은 차세대 의료기기,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바이오전자공학 분야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전극 기반 장치는 외부 전선 연결이 필요해 유연한 조직이나 복잡한 생체환경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도체 기반 광전극은 빛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대표적인 기술이지만, 흡수 가능한 빛의 파장이 제한적이고 높은 광 세기에서 신호가 포화되는 문제가 있다. 또한 초박막·유연 소자에서는 넓은 동작 범위와 높은 공간 정밀도를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식물 잎이 빛을 흡수해 전기화학 신호로 변환하고 주변 조직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주목하였다. 식물의 광합성 원리를 모방해 빛을 이용한 신호 생성, 생체조직 자극, 정보 감지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광생체 인터페이스 개발이 필요했다.
□ 연구내용
박홍규 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Bozhi Tian 교수 및 Sarah B. King 교수 연구팀(미국 시카고대학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식물 잎의 광전기화학 신호전달 과정을 모사한 자가조립형(Self-organized) 나노플라즈모닉 인공잎(Artificial Leaf) 소자를 개발하였다.
연구진은 금(Au)과 이산화티타늄(TiO2)으로 이루어진 다층 박막을 열처리하여 스스로 조직화되는 3차원 Au-TiO2 나노구조를 구현하였다. 형성된 금 나노입자와 TiO2 계면에서는 플라즈몬 공명에 의해 빛이 강하게 집중되며, 이를 통해 고에너지 전하인 핫 캐리어(hot carrier)가 효율적으로 생성된다.
광학 측정과 시뮬레이션 결과, 개발된 구조는 가시광선 영역에서 강한 빛 흡수 특성을 보였으며, 100 nm 이하의 초박막 구조에서도 높은 광전류를 생성하였다. 또한 기존 반도체 광전극과 달리 넓은 광 세기 범위에서 안정적이고 선형적인 응답 특성을 나타내어 광전류 포화 현상을 크게 줄였다.
연구진은 전도성 고분자인 PEDOT:PPS를 선택적으로 패터닝하여 광전류의 극성과 공간 분포를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특정 위치에 양극성 또는 음극성 전기 자극을 생성할 수 있었으며, 쌍극자 및 사중극자 형태의 복잡한 공간 전류 분포도 구현하였다.
개발된 인공잎 소자를 이용한 생체 실험에서는 쥐의 좌골신경과 심장 조직에 대해 외부 전선 연결 없이 빛만으로 신경 활성과 심장 박동을 유도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는 빛을 이용해 생체조직을 무배선(leadless)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연구진은 네 개의 전극과 하이드로젤 층만을 이용한 새로운 광센서를 제작하였다. 이 센서는 별도의 픽셀 배열 없이도 빛의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전압 패턴을 생성하며, 이를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분석하여 광 위치 추적, 패턴 잠금 제스처 인식, MNIST 기반 손글씨 숫자 인식을 구현하였다.
□ 기대효과
이번 연구는 식물 잎의 광에너지 변환 원리를 나노플라즈모닉 구조로 구현하여 빛과 생체조직을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개념의 무배선 생체전자 인터페이스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빛-전기 신호 변환, 생체 자극, 광 정보 감지를 하나의 초박막 플랫폼에서 구현함으로써 차세대 광생체 인터페이스 기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
개발된 기술은 향후 신경 및 심장 질환 치료를 위한 광 기반 의료기기, 이식형·웨어러블 바이오전자 소자, 무선 생체 신호 제어 기술 등 다양한 생체전자 응용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별도의 픽셀 배열 없이 광 정보를 인식할 수 있는 새로운 광센싱 플랫폼을 구현함으로써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인공지능 센서, 뉴로모픽 컴퓨팅, 차세대 바이오닉 시스템 등 미래 정보처리 기술 분야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 결과는 2026년 6월 세계적 학술지 Nature Photonics에 게재되었다.
[연구결과]
Self-Organized Nanoplasmonic Artificial Leaf for Hot-Carrier Bioelectronic Interfaces
Pengju Li, Mengzhan Liufu, Cooper R. Johnston, Young-Woo Pyo, Yuze Zheng, Guangqing Yang, Ananth Kamath, Ruipeng Li, Yuzi Liu, Carlos A. Z. Bassetto Jr., Jinxing Jiang, Ashley Arcidiacono, Chuanwang Yang, Tiantian Guo, Ji Wan, Jing Zhang, Zirui Zhou, Joseph Strzalka, Fengyuan Shi, Jiping Yue, Lance Emry, Jwwad Javed, Isabel Vargas-Hurlston, Richard D. Schaller, Francisco Bezanilla, Po-Chun Hsu, Dmitri Talapin, Jin Wang, Hong-Gyu Park, Sarah B. King, Bozhi Tian
(Nature Photonic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6-026-01949-5)
박홍규 교수(서울대학교)·Bozhi Tian 교수(시카고대학교)·Sarah B. King 교수(시카고대학교) 국제공동연구팀은 식물 잎의 광전기화학 신호전달 원리를 모사한 자기조직화(self-organized) 나노플라즈모닉 인공잎(artificial leaf)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금(Au)-이산화티타늄(TiO2) 다층막을 열처리해 금 나노입자와 다공성 TiO2 스캐폴드가 결합된 3차원 Au-TiO2 나노구조를 구현하고, 이 계면에서 생성되는 플라즈몬 핫 캐리어(plasmonic hot carrier)를 이용해 강한 가시광 광전류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Au-TiO2 인공잎은 넓은 빛의 세기 범위에서 안정적인 선형 응답을 보였으며, PEDOT:PSS 패터닝을 통해 광전류의 극성과 공간 분포를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었다. 이를 활용해 연구팀은 쥐의 좌골신경과 심장 조직을 빛만으로 자극하는 데 성공했으며, 네 개의 전극만을 이용한 픽셀 없는(pixel-less) 광 패턴 인식과 가상 픽셀 기반 위치 재구성 기술도 구현했다. 이번 연구는 초박막 나노플라즈모닉 구조를 이용해 빛 기반 생체 자극과 광정보 처리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구현한 성과로, 향후 무배선 생체전자 인터페이스, 광 기반 신경·심장 조절 기술,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및 차세대 인공지능 센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 ○핫 캐리어(Hot Carrier): 빛을 흡수한 금속 나노구조에서 생성되는 높은 에너지의 전자 또는 정공. 일반적인 열평형 상태의 전하보다 높은 에너지를 가져 계면을 넘어 전하 전달과 광전류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
[그림설명]

(그림 1) 식물 잎을 모사한 Au-TiO2 나노플라즈모닉 인공잎의 설계 개념과 Au-TiO2 구조의 작동 원리

(그림 2) 나노플라즈모닉 인공잎 소자를 쥐 심장 위에 부착한 모습(좌)과 빛 펄스를 조사한 결과(우). 다양한 펄스 조건에서도 360 bpm의 심장 박동이 안정적으로 유도되었다.

(그림 3) 나노플라즈모닉 인공잎 소자를 이용하여 MNIST 기반 손글씨 인식을 구현한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