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MA, 태아별의 각운동량 방출 현장 최초 포착하다

물리천문학부 이정은 교수 연구팀

- 원반 자기 바람에 의한 태아별 성장 메커니즘 규명-

[연구필요성]

별은 우주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탄생 과정에는 풀리지 않은 오랜 난제가 존재한다. 바로 ‘각운동량 문제’다. 별은 회전하는 거대한 기체 구름이 중력에 의해 수축하면서 형성되는데, 이때 구름이 작아질수록 회전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마치 피겨 선수가 팔을 모을수록 더 빠르게 도는 것과 같은 원리다. 문제는 이렇게 빨라진 회전이 원심력을 크게 만들어, 물질이 중심으로 더 이상 떨어지지 못하게 막는다는 점이다. 이론대로라면 별은 쉽게 만들어지기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에는 수많은 별이 존재한다. 이는 어딘가에서 회전을 효과적으로 줄여주는 과정이 반드시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하고, 이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별탄생 연구의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다.

[연구성과/기대효과]

서울대학교 연구진이 중심이 된 국제 공동연구팀은 이 수수께끼를 푸는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냈다. 연구진은 세계 최고 전파간섭계 망원경 ALMA를 이용해 매우 어린 태아별 ‘HOPS 358’을 관측했고, 그 주변에서 물질이 바깥으로 흘러나가면서 동시에 회전하고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 이 흐름은 단순한 기체 분출이 아니라, 태아별을 둘러싼 원반에서 직접 방출된 ‘바람’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바람이 원반과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기체가 외부 충격이나 제트에 의해 밀려난 것이 아니라, 원반 자체에서 자기장에 의해 직접 발사되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현상이 바로 ‘자기유체역학 원반풍’이라는 메커니즘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자기장은 원반에 연결된 채 회전하면서, 마치 새총처럼 물질을 바깥으로 튕겨내고 동시에 각운동량을 제거한다. 이렇게 회전을 잃은 원반에 남아 있는 물질은 중심 별로 계속 떨어질 수 있게 되고, 결국 별이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단순히 별 하나의 형성 과정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태양계와 같은 행성계가 어떤 환경에서 시작되는지를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문]

□ 연구의 배경

별은 우주 공간에 퍼져 있는 기체와 먼지로 이루어진 거대한 구름이 중력에 의해 수축하면서 형성된다. 그러나 이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처음에 느리게 회전하던 구름은 점점 크기가 줄어들면서 회전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게 된다. 이는 피겨 선수가 팔을 모을수록 더 빠르게 회전하는 것과 같은 물리 법칙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증가한 회전 속도가 강한 원심력을 만들어내어, 물질이 중심으로 계속 떨어지는 것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이론적으로는 별이 쉽게 형성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며, 이를 ‘각운동량 문제’라고 부른다.

하지만 실제 우주에는 수많은 별이 존재한다. 이는 별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반드시 각운동량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물리적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그중 하나는 태아별 주변에 형성되는 ‘강착 원반’이다. 이 원반은 회전하는 물질을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재분배하는 역할을 하며, 일부 물질은 제트나 방출류 형태로 바깥으로 빠져나가면서 각운동량을 줄여준다.

특히 최근에는 원반 전체에 걸쳐 자기장을 따라 물질이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자기유체역학 원반풍(MHD disk wind)’이 가장 유력한 메커니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는 자기장이 회전하는 원반에 연결된 채 물질을 바깥으로 끌어내며, 동시에 각운동량을 효율적으로 제거한다. 그 결과 남은 물질은 중심으로 계속 유입되어 별의 성장을 가능하게 만든다. 또한 이러한 원반풍은 행성이 형성되는 영역에서도 작동할 수 있어, 원시 행성계의 물리적·화학적 환경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원반풍은 매우 작은 영역에서 발생하고 관측이 어려워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하기 쉽지 않았다. 따라서 실제로 이 메커니즘이 별 형성 초기 단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밝히는 것은 현대 천문학에서 매우 중요한 연구 과제로 남아 있었다.

□ ALMA 전파간섭계를 이용한 매우 어린 태아별에서의 자기유체역학 원반풍 관측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김철환 학생과 이정은 교수는 별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 각운동량이 어떻게 제거되는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전파간섭계 망원경 ALMA를 활용하여 매우 어린 태아별 HOPS 358을 관측하였다. 이 천체는 두꺼운 기체와 먼지에 둘러싸여 있는 매우 어린 태아별로, 별 형성이 막 시작된 매우 이른 시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상이다.

매우 작은 공간 규모에서 발생하는 원반풍의 정밀한 속도 정보를 얻기 위하여, ALMA의 높은 공간 분해능과 속도 분해능을 동시에 활용하여, 태아별 주변 기체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분석하였다. 특히 포름알데히드(H2CO), 일산화황(SO), 메탄올(CH3OH)과 같은 여러 분자 방출선을 이용해 원반 주변에서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기체 흐름을 추적하였다. 그 결과, 이 기체가 단순히 밖으로 분출되는 것이 아니라, 중심의 강착원반과 동일한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이동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회전하는 방출류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만약 기체가 빠른 제트에 의해 밀려나거나 외부 충격으로 형성되었다면, 원반의 회전 방향과 일치하는 운동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번 관측에서는 방출되는 기체가 원반과 동일한 회전 방향을 보였으며, 이는 해당 물질이 원반 자체에서 직접 방출되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즉, 원반에 연결된 자기장을 따라 물질이 바깥으로 가속되는 ‘자기유체역학 원반풍’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이다.

또한 연구진은 서로 다른 분자들이 서로 다른 위치의 기체를 추적한다는 점을 이용해, 원반풍의 구조를 보다 입체적으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원반풍이 하나의 단일한 흐름이 아니라 중심에서 바깥으로 갈수록 층을 이루며 퍼져나가는 ‘층상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원반의 다양한 반지름 영역에서 동시에 바람이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론적으로 예측되어 온 자기유체역학 원반풍 모델과 잘 일치하는 결과이다.

나아가 연구진은 기체의 속도와 회전 정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자기유체역학 원반풍 수치 모델과 비교하여, 이 원반풍이 자기장에 의해 효율적으로 각운동량을 제거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원반풍이 시작되는 위치가 태아별로부터 약 10~18 천문단위 거리, 즉 향후 행성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영역에 해당함도 밝혀냈다.

이처럼 본 연구는 매우 초기 단계의 태아별에서 자기유체역학 원반풍이 실제로 존재하며, 별의 성장과 원반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고해상도 관측을 통해 직접 입증한 사례이다.

[연구결과]

Direct evidence for magnetohydrodynamic disk winds driving rotating outflows in protostar HOPS 358


Chul-Hwan Kim, Jeong-Eun Lee, Doug Johnstone, Gregory J. Herczeg, Chin-Fei Lee, Logan Francis & Patrick D. Sheehan

(Nature Communications, https://doi.org/10.1038/s41467-026-71142-3)

본 연구는 매우 초기 진화 단계의 태아별 HOPS 358에서 자기유체역학 원반풍(MHD disk wind)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고해상도 관측을 통해 직접 입증하였다. 특히 방출되는 기체가 강착 원반과 동일한 방향으로 회전하는 ‘회전하는 방출류’임을 확인함으로써, 물질이 원반에서 자기장에 의해 직접 방출된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였다. 또한 서로 다른 분자를 이용한 분석을 통해 원반풍이 원반의 넓은 영역에서 층상 구조를 이루며 발생하고 있음을 밝혔으며, 이 바람이 행성 형성 영역에서 각운동량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핵심 메커니즘임을 규명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별과 행성 형성 초기 과정에 대한 이해를 크게 확장하는 성과로,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될 예정이다.

[용어설명]
  • 강착 원반 (Accretion Disk) : 태아별을 둘러싼 회전하는 기체와 먼지로 이루어진 원반으로, 물질이 중심 별로 유입되는 통로
  • 자기유체역학 원반풍 (Magnetohydrodynamic Disk Wind) : 원반의 자기장을 따라 물질이 바깥으로 방출되는 흐름으로, 각운동량을 제거하여 별의 성장을 가능하게 함
  • 각운동량 (Angular Momentum) : 물체의 회전 운동을 나타내는 물리량으로, 별 형성 과정에서 반드시 제거되어야 함

[그림설명]

그림 1. 본 그림은 HOPS 358에서 ALMA로 관측된 여러 분자의 속도 분포 맵을 보여준다. 일산화탄소의  동위원소(<sup>13</sup><i>CO</i>)는  강착  원반을  추적하며,  포름알데히드(<i>H<sub>2</sub>CO</i>),  일산화황(SO),  메탄올(<i>CH<sub>3</sub>OH</i>)은 원반에서 방출되는 원반풍을 추적한다. 각 그림에 있는 주황색 실선은 이전 연구에 서 밝혀진 HOPS 358 방출류의 축을 보여준다. 여러 분자 방출선의 속도 구조를 통해 원반의 회 전 방향과 원반풍의 회전 방향이 일치함을 보여준다.

그림 1. 본 그림은 HOPS 358에서 ALMA로 관측된 여러 분자의 속도 분포 맵을 보여준다. 일산화탄소의 동위원소(13CO)는 강착 원반을 추적하며, 포름알데히드(H2CO), 일산화황(SO), 메탄올(CH3OH)은 원반에서 방출되는 원반풍을 추적한다. 각 그림에 있는 주황색 실선은 이전 연구에 서 밝혀진 HOPS 358 방출류의 축을 보여준다. 여러 분자 방출선의 속도 구조를 통해 원반의 회 전 방향과 원반풍의 회전 방향이 일치함을 보여준다.

그림 2. 태아별 HOPS 358에서 관측된 여러 분자 방출선의 공간 및 속도 분포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원반풍의  모식도이다. 일산화탄소의  동위원소(<sup>13</sup><i>CO</i>)는  강착  원반을  추적하며,  포름알데히드(<i>H<sub>2</sub>CO</i>),  일산화황(SO),  메탄올((<i>CH<sub>3</sub>OH</i>)은 원반에서 방출되는 자기유체역학 원반풍의 서로 다른 층을  각각  추적한다.  분자별  공간  분포의  차이는  원반풍의  공간적  구조와 물리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림 2. 태아별 HOPS 358에서 관측된 여러 분자 방출선의 공간 및 속도 분포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원반풍의 모식도이다. 일산화탄소의 동위원소(13CO)는 강착 원반을 추적하며, 포름알데히드(H2CO), 일산화황(SO), 메탄올((CH3OH)은 원반에서 방출되는 자기유체역학 원반풍의 서로 다른 층을 각각 추적한다. 분자별 공간 분포의 차이는 원반풍의 공간적 구조와 물리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2026.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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