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로 구리의 배위화학적 특성을 재구성하다.
- 단백질에 의해 제약된 리간드 환경을 통한 구리 폴리피리딜 착물의 고전적 배위 선호성 재구성 -
[연구필요성]
구리 착물의 배위 기하구조는 산화 상태와 리간드장 특성에 크게 좌우된다. Cu(II)는 얀–텔러 효과(Jahn–Teller effect)로 인해 주로 정사각평면 또는 왜곡된 팔면체 구조를 형성하는 반면, Cu(I)는 사면체 배위를 선호하고 리간드 해리나 불균등화 반응을 겪기 쉽다.
따라서 유연한 저분자 리간드만으로 두 산화 상태에서 유사한 배위 구조를 안정화하기는 어렵다. 반면 단백질 스캐폴드는 미리 조직화된 리간드 환경과 입체적 제약, 정전기적 효과, 수소결합 등 이차 배위권 상호작용을 통해 금속 중심의 구조와 산화환원 특성을 조절할 수 있다. 청색 구리 단백질(Blue copper proteins)은 전자 전달을 위해 고에너지 상태(entatic state)를 형성하는 대표적 사례이다. 따라서 바이피리딘(bipyridine)과 같은 리간드를 단백질에 고정하면, Cu(I)와 Cu(II) 모두에서 비전형적인 구리 배위 구조를 안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성과/기대효과]
서울대학교 화학부 연구진 (공동 제1저자 최인서 및 이재희, 공동 연구자 황교현·세바스찬 쿤즈·박재완 연구원, 황승준·임종우·이승훈 교수, 연구책임자: 송윤주 교수)은 바이피리딜-알라닌(bpy-Ala) 비천연 아미노산을 이량체 및 삼량체 단백질 스캐폴드에 도입해, 구리 중심 주변에 사배위 및 육배위 리간드 환경을 구축하였다. 단백질에 고정된 구리 착물은 Cu(II)의 얀–텔러 효과(Jahn–Teller effect)를 크게 줄이고 높은 구조적 대칭성을 유지했으며, 기존에 드물게 보고된 팔면체 Cu(I) 배위 구조도 형성했다.
또한 Cu(II)/Cu(I) 산화환원 전위는 음전위 방향으로 이동했고, 빠른 자기 전자교환 속도를 보여 고에너지 상태(entatic state)와 유사한 거동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는 단백질 구조가 구리의 고유한 배위 선호성을 조절해 비고전적 금속 배위 환경과 새로운 인공 금속단백질을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됨을 보여준다.
[본문]
서울대 화학부 연구팀, 단백질 설계로 배위화학에서 보이던 구리화합물의 구조와 물성을 조절
서울대학교 화학부 송윤주 교수 연구팀(공동 제1저자 최인서 석사, 이재희 박사)은 이승훈 교수 포함 6인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비천연 아미노산을 단백질에 도입해 구리 이온의 배위 구조와 산화환원 특성을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 금속단백질 설계 전략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바이피리딜-알라닌(bpy-Ala) 비천연 아미노산을 이량체 및 삼량체 단백질에 도입해, 단일 구리 중심을 둘러싸는 사배위 및 육배위 리간드 환경을 구현했다.
구리 착물의 배위 기하구조는 산화 상태와 리간드장 특성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일반적으로 구리(II) 착물은 얀–텔러 효과(Jahn–Teller effect)로 인해 정사각평면 또는 왜곡된 팔면체 구조를 선호하며, 구리(I) 착물은 사면체 구조를 선호하는 동시에 리간드 해리와 불균등화 반응이 일어나기 쉽다. 따라서 유연한 저분자 리간드만으로는 두 산화 상태에서 안정적이고 유사한 배위 구조를 유지하는 구리 착물을 형성하기 어렵다. 반면 단백질은 미리 조직화된 구조와 입체적 제약을 제공하며, 정전기적 효과, 수소결합, 소수성 상호작용과 같은 이차 배위권 환경을 통해 금속 중심의 구조와 전자적 성질을 조절할 수 있다.
연구진은 총 네 종류의 단백질을 설계해 두 개 또는 세 개의 bpy-Ala 리간드를 정밀하게 배열하고, 단백질 내부에 [Cu(bpy)ₙ] 형태의 구리 폴리피리딜 착물을 형성했다. 그 결과 단백질에 고정된 구리 착물은 Cu(II)에서 흔히 관찰되는 얀–텔러 효과(Jahn-Teller effect)가 크게 감소하고 높은 구조적 대칭성이 유지됨을 확인했다. 특히 기존에 매우 드물게 보고된 팔면체 Cu(I) 배위 구조를 관찰했으며, Cu(II)/Cu(I) 산화환원 전위는 음 전위 방향으로 이동했다. 또한 빠른 자기 전자교환 속도를 보여, 산화 상태 변화 과정에서 구조 재배열을 최소화하는 고에너지 상태(entatic state)와 유사한 특성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단백질이 단순히 금속 이온을 결합하는 지지체가 아니라, 구리의 고유한 전자적·구조적 선호성을 재구성하는 능동적인 다배위 리간드 구조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단백질이 부여하는 구조적 제약을 활용해 기존 배위화학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비고전적 금속 배위 환경을 구현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또한 단백질 기반 리간드가 구리 착물의 배위 기하구조와 산화환원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적으로 규명하고, 단백질을 활용해 기존 저분자 리간드에서는 관찰하기 어려운 구리배위 환경을 구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으며, “Protein-Enforced Ligand Environments Reshape Classical Coordination Preferences in Copper polypyridyl complexes”라는 제목으로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저널에 게재되었다.
[연구결과]
Protein-Enforced Ligand Environments Reshape Classical Coordination Preferences in Copper polypyridyl complexes
Inseo Choi, Jaehee Lee, Kyohyun Hwang, Sebastian Kunze, Jae Wan Park, Seung Jun Hwang, Jongwoo Lim, Seunghoon Lee, Woon Ju Song
(J. Am. Chem. Soc., 2026, https://doi.org/10.1021/jacs.6c091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