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가치가 높은 키메라 식물의 원인 유전자 대량 발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실내 주거 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식물을 이용한 인테리어‘플렌테리어’가 각광을 받고 있다. 키메라 식물은 녹색과 백색을 비롯한 다양한 색이 섞인 잎을 가지고 있어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으나, 색 변이가 일어나는 유전적인 원인이나 무늬의 발생 과정에 대해 아직 밝혀져야 할 부분이 많다.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농림생물자원학부 양태진 교수팀(BK21 농림생물자원창의인재양성사업단장)은 세종대학교 박현승 교수와 공동연구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양한 키메라 무늬 식물들의 유전체를 해독하여 이들 키메라의 원인을 만드는 엽록체 유전자 14종을 대규모 효율적인 방법으로 발견하였으며 이런 키메라의 근본원인 및 활용법을 찾기 위한 연구내용을 2023년 1월 30일(월) 원예분야 상위 1% 국제 우수 학술지 Horticulture Research (박현승, 전재현, 조우현, 이연정 공동 1저자)에 게재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키메라 식물 23개체를 분류군별로 다양하게 수집하고 녹색 조직과 알비노 조직에 대해 각각 엽록체 유전체를 완성하고 비교 분석하였다. 이 중 14개 키메라식물의 녹색과 알비노 잎 조직간에 엽록체 유전체를 완성하고 비교하여 정상엽록체와 알비노엽록체간 단일 염기 변이를 발견하고 (약 15만개의 염기서열 중 단 한군데 변이 발견) 이들의 원인 유전자에 대해 보고하였다. 각 돌연변이들은 1개의 염기서열 치환이나 결실을 통해 기능하는 유전자의 아미노산 길이나 구조가 변화되었는데 대상 유전자들은 전사, 광합성, ATP 합성과 관련되어 있는 8개의 중요한 엽록체 유전자로 확인되었다.
연구팀은 이 중에서 무늬 호장근 백색 잎 조직의 엽록체 유전체에서 찾아낸 돌연변이 rpoC2 유전자를 대상으로 모델링 기반 단백질 구조 비교 및 하위 유전자들의 발현량 조사를 수행하였다. 해당 단백질은 엽록체 유전체 내의 유전자 전사를 담당하고 있으나, 단일 SNP가 단백질 α-나선 구조의 변화를 일으켜 그 기능을 상실함에 따라 대다수의 엽록체 유전자들이 발현되지 못해 결국 해당 세포가 백색의 표현형을 나타냄을 밝혔다.
일반적으로 엽록체는 식물의 생존에 필수적이므로 중요 엽록체 유전자의 돌연변이체는 살아남기 어려우나, 일부 식물의 경우 자연상태에서 본 연구에서 밝힌 것과 같이 정상 엽록체와 돌연변이 엽록체가 함께 존재하는 키메라 형태로 유지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해당 연구는 자연 조건에서 관찰되는 알비노 유발 돌연변이가 어떤 엽록체 유전자에 존재하는지를 유전체 분석을 통해 쉽게 규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이형세포질성을 통해 해당 돌연변이가 유지되고 있음을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으며 이들 유전자의 기능을 조절하여 인위적으로 높은 관상가치를 가지는 키메라 식물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다른 많은 키메라 식물에서도 이 방법을 통해 키메라의 원인 유전자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였다는데 의미가 크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농림생물자원학부 양태진 교수팀(BK21 농림생물자원창의인재양성사업단장)에 의해 진행되었으며, 생명연구자원확보관리및활용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연구결과]
High-throughput discovery of plastid genes causing albino phenotypes in ornamental chimeric plants
Hyun-Seung Park, Jae-Hyeon Jeon, Woohyeon Cho, Yeonjeong Lee, Jee Young Park, Jiseok Kim, Young Sang Park, Hyun Jo Koo, Jung Hwa Kang, Taek Joo Lee, Sang Hoon Kim, Jin-Baek Kim, Hae-Yun Kwon, Suk-Hwan Kim, Nam-Chon Paek, Geupil Jang, Jeong-Yong Suh, Tae-Jin Yang
(Horticulture Research, 2022년 11월 온라인 게재, https://doi.org/10.1093/hr/uhac246)
녹색 및 알비노 조직으로 구성된 키메라 식물은 관상용으로 큰 가치가 있다. 본 연구는 키메라 식물에서 알비노 표현형을 담당하는 기능적 유전자를 밝히기 위해 외떡잎식물, 쌍떡잎식물 및 겉씨식물을 포함하여 20종에 속하는 23개의 관상용 키메라 식물을 대상으로, 녹색 및 알비노 잎 조직에서 완전한 엽록체 유전체를 완성하였다. 이 중 14종의 키메라 식물은 녹색 조직과 알비노 조직 사이에 돌연변이를 보이는 이형세포질성이었으며(Heteroplasmy), 9개의 키메라 식물에서 엽록체 유전체가 녹색 조직과 알비노 조직 간에 동일했다.
14종의 키메라 식물에서 백색증을 유발하는 plastid-encoded RNA polymerase (rpo) 또는 광 시스템과 관련된 8개의 유전자에서 14개의 다른 단일 돌연변이를 확인했으며, 무늬 호장근 (Reynoutria japonica)에서 발견된 rpoC2 유전자 돌연변이를 대상으로 녹색 및 알비노 조직에서 엽록소 구조, rpoC2의 단백질 기능 모델 및 관련 유전자의 발현 수준을 조사하였다. 이를 통해 해당 단백질에서 히스티딘이 프롤린으로 치환되는 단일 아미노산 변화가 plastid-encoded RNA polymerase의 기능 저해하여 전체적인 광합성 시스템이 망가진 것으로 추정하였다.
[용어설명]
- ○이형세포질성은 엽록체나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체가 한 종류 이상이 섞여있는 상태를 지칭한다. 이들 세포 소기관은 핵과는 별도로 고유한 DNA를 가지고 있으며 세포에 따라 수백 ~ 수천개의 반복된 유전체를 지니고 있다.
- ○식물의 유전체 정보는 핵과 엽록체 그리고 미토콘드리아에 존재한다. 한 개의 세포에 거대한 핵 DNA는 1쌍이 존재하는 반면, 엽록체 유전체는 약 500개 존재하는데, 엽록체 유전체는 세포질에 존재하며 광합성에 꼭 필요한 세포소기관으로 종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약 150,000개 내외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진 원형 DNA로 구성되어 있다. 엽록체 유전체는 식물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약 110개 정도의 유전자들이 서열 정보를 잘 보존하고 있어 식물의 진화 기작을 구명하거나 종 다양성 비교 연구에 핵심적으로 이용된다.
[그림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