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단일화 전략을 이용한 이중표적 형광 프로브 개발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화학부 박승범 교수 연구팀은 ‘분자단일화 전략을 이용한 생물직교 이중표적 형광 프로브 개발’연구 성과가 국제 우수학술지 ‘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앙게반테 케미)’표지논문으로 발표되었다고 12월 18일(월)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지원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앙게반테 케미는 2022년 기준 피인용지수 16.6의 화학분야 최상위 저널로 화학 관련분야 최우수 연구성과가 발표되는 저널이다.
분자가 빛을 흡수하고 그 에너지를 다시 빛으로 방출하는 형광 현상을 이용한 바이오 이미징 분야는 급속하게 발전해 왔다. 최근 고해상도 카메라 기술, 고배율 광학 렌즈 및 현미경 기술, 다양한 파장의 레이저 및 광원, 생체 표지 기술 등의 급격히 발전한 여러 기술들의 융합으로 발전해왔으며, 현재는 생명현상 연구 및 질병 진단 등의 분야에서 표준적 기술로 이용되고 있다. 형광 현상은 형광 단백질 및 형광 저분자 물질 등의 고도로 디자인된 분자 구조에서 기인한다. 주로 세포 내에서 표적단백질과 함께 발현되어 바이오 이미징에 활용되는 형광 단백질에 비해, 유기 형광 물질은 화학적으로 만들어져서 생체 투과성 및 세포 내 형광 효율성 등을 고려하는 화학적 기술과 바이오 기술의 융합이 모두 필요한 분야이며, 바이오 이미징에 있어 매우 핵심적인 기반 기술로 활용되어 왔으며, 영상진단 및 조기질병 검진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생물직교화학 (bioorthogonal chemistry)는 생체 내 다른 물질들과의 간섭 없이 생체 내에서 빠르게 반응이 일어나도록 하는 화학의 새로운 분야이다. 이러한 생물직교화학은 2000년대 구리 촉매 기반의 아자이드-알카인 결합이 생물직교반응으로 쓰이게 된 이후로, 세포 및 조직 내에서 원하는 위치 또는 표적에 특정 물질을 선택적으로 표지하거나, 기존 생명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결합을 만들어내는 가장 효율적인 기술로 발전해 왔다. 이러한 생물직교화학은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2022년 노벨 화학상이 수여되었다.
개발된 다양한 생물직교반응 분자단들 중에서 테트라진은 비교적 최근에 생물직교화학에 응용될 수 있음이 밝혀졌으며, 입체 장애로 불안정한 이중결합 또는 삼중결합을 가진 상대 물질과 빠르게 반응하게 된다. 이러한 테트라진 기반의 생물직교화학은 기존의 아자이드 기반의 반응들 보다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최근에 널리 이용되는 생물직교 반응이 되었다. 또한 테트라진 구조 자체가 가시광 빛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에 생물직교반응 전에는 붙어있는 형광분자단의 빛에너지를 흡수하여 소광하는 현상을 보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소광 현상을 이용하여, 생물직교반응 후에만 선택적으로 형광 현상을 일으켜서 배경 신호를 크게 줄임으로서 바이오 이미징을 혁신적으로 발전시킨 생물직교 형광증폭 (fluorogenic) 프로브 분야가 크게 발전하였다.
본 연구단에서 2018년 제안하였던 분자단일화 전략을 활용하여 보디피 (BODIPY) 형광분자단과 테트라진에 새로운 접합 방식을 도입하였으며, 그 결과 가시광 파장 영역에서 파장대를 불문하고 수백~수천배 이상의 초고효율 형광 증폭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생물직교 형광증폭 프로브들을 구축하였다.
기존 생물직교 형광증폭 프로브들의 방식과는 차별화된 분자단일화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수백~수천 배의 형광증폭 현상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테트라진 기반의 반응 후 구조 차이를 이용한 형광 파장의 차이를 만들었다. 즉, 테트라진이 반응하는 상대 물질의 구조 차이 (TCO는 이중결합, BCN은 삼중결합)로 반응 후 형광물질의 구조가 달라지는 점에 착안하여, 본 연구단의 분자단일화 전략을 통해 이 차이를 극대화함으로써 서로 다른 형광 파장을 유도하였다. 이를 통해 바이오 이미징에 있어서 세포 내 2개 이상의 표적을 형광증폭 단일 프로브로 탐지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이중표적 바이오 이미징 기술이 실제 세포에서 적용 가능함을 두 가지 세포 소기관의 동시 이미징으로 증명하였다.
본 연구는 기존 테트라진 기반의 형광증폭 프로브들과는 달리 생물직교 반응 후 구조적 차이를 활용하여 기존 바이오이미징 분야에서는 불가능하였던 새로운 단일프로브 이중표적 이미징 기술을 개발한 것에 큰 의의가 있다. 현재의 연구는 세포 소기관의 이미징을 통해 시스템을 검증하는 단계이지만, 향후 이 새로운 프로브를 확장하고 다양한 응용 모델, 특히 산화상태 변화 또는 특정 단백질의 상태 추적 등 고도의 바이오 이미징 기술에 접목하고자 후속 연구를 진행중에 있다. 궁극적으로 실체 생체 모델에서 두 가지 이상의 질병관련 마커를 동시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질병 연구용 도구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분자단일화 전략을 이용한 생물직교 이중표적 형광 프로브 개발’를 주제로 한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화학부 박승범 교수의 연구는 ‘Ultrafluorogenic Monochromophore-Type BODIPY-Tetrazine Series for Dual-Color Bioorthogonal Imaging with a Single Probe’의 제목으로 2023년 12월 화학분야 최고 학술지인 Angewand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표지논문으로 발표되었다.